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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도

강원도 양양 보름살이 - 18일차

by 가별 202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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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덜컹이는 모터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의 예보에 따르면 비가 내릴 텐데 트랙터 소리가 났고, 이어서 들리는 자동차 바퀴 소리도 먼지 속 소음처럼 흐릿하게 퍼졌다. 하늘은 흐렸기에 반신반의하며 창밖을 보니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저 멀리 뜬 권적운으로 보아 조만간 비를 뿌릴 기세였다. 오늘의 예보는 밤부터 강수량이 찍히는 것으로 바뀌었기에 퇴근 후 다시 연을 날리기로 계획했다. 

아침 식사로 어젯밤 산책에서 돌아오며 구입한 13세기빵과 마늘연유빵을 먹다가 문득 13세기에도 이런 빵을 먹었을지 궁금해졌다. 빵의 유래를 찾아보니 모닝빵 열세 개를 붙여서 만들었기에 13세기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이런 이름이 통용되는 게 신기하다. 한편, 마늘연유빵은 정확히 한국인을 겨냥하여 만든 빵으로 설탕보다 마늘이 많이 들어간 듯한, 아주 고소하고 정겨운 맛이었다. 막상 살 때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들어간 재료와 노고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가격이다.


밀려드는 업무에 허우적대다 한숨 돌리려 창밖을 보니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있었다. 역시 연날리기는 쉽지 않다.


야근을 마치고 늦은 시간, 굶주린 배를 이끌고 전골을 먹으러 갔다. 메뉴에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공깃밥이 별도로 계산되는 것을 통해 우리가 관광지에 있었음을 새삼 느꼈다. 뜨끈한 전골은 최후의 만찬으로 부족함이 없었고, 전골의 불을 줄여가며 우리의 여행도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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